어떤 편지
도종환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한 사람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그 숲의 나무들이 시들고 
눈발이 몇 번씩 쌓이고 녹는 동안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나던 그때는 
내가 사랑 때문에 
너무도 아파하였기 때문에 
당신의 아픔을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헤어져 돌아와 
나는 당신의 아픔 때문에 기도했습니다. 
당신을 향하여 아껴온 나의 마음을 
당신도 알고 계십니다. 
당신의 아픔과 나의 아픔이 만나 
우리 서로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생각합니다.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진실로 모든 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