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제한없이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눈쌀이 찌뿌러지는 글이나 미풍양속에 반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눈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이생진

빈지게 1852

5

0



눈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이생진


시 읽는 건 아주 좋아
짧아서 좋아
그 즉시 맛이 나서 좋아
'나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어'
하고 동정할 수 있어서 좋아
허망해도 좋고
쓸쓸하고 외롭고 춥고
배고파도
그 사람도 배고플 거라는 생각이 나서 좋아
눈 오는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누가 찾아 올 것 같아서 좋아
시는 가난해서 좋아
시 쓰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해서 좋아
그 사람과 헤어진 뒤에도
시 속에 그 사람이 남아 있어서 좋아
시는 짧아서 좋아
배고파도 읽고 싶어서 좋아
시 속에서 만나자는 약속
시는 외로운 사람과의 약속 같아서 좋아
시를 읽어도 슬프고 외롭고
시를 읽어도 춥고 배고프고
그런데 시를 읽고 있으면
슬픔도 외로움도 다 숨어 버려서 좋아
눈오는 날 시를 읽고 있으면
눈에 파묻힌 집에서 사는 것 같아서 좋아
시는 세월처럼 짧아서 좋아

신고공유스크랩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212272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223960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242554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246739 0
2172
normal
김 미생 06.11.29.16:36 1757 +2
2171
normal
빈지게 06.11.29.13:34 1624 +3
2170
normal
간이역 06.11.29.12:24 1430 +1
2169
normal
상락 06.11.29.09:18 1827 +24
2168
normal
尹敏淑 06.11.28.15:06 1476 +11
2167
normal
들꽃향기 06.11.28.12:43 1453 +4
2166
normal
빈지게 06.11.28.11:36 1447 +7
2165
normal
상락 06.11.27.15:17 1416 +7
2164
normal
상락 06.11.27.12:06 1753 +1
2163
normal
하늘정원 06.11.26.18:53 1879 +18
2162
normal
바위와구름 06.11.26.11:32 1649 +18
2161
normal
상락 06.11.26.09:29 1450 +1
2160
normal
상락 06.11.25.12:27 1750 +2
2159
normal
물레방아 06.11.25.10:16 1829 +27
2158
normal
상락 06.11.24.18:35 1687 +1
2157
normal
물레방아 06.11.24.16:28 1694 +18
2156
normal
빈지게 06.11.23.23:46 1728 +2
2155
normal
고암 06.11.23.15:45 1462 +2
2154
normal
물레방아 06.11.22.18:46 1749 +19
2153
normal
물레방아 06.11.22.18:45 178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