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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안도현

빈지게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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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안도현

모퉁이가 없다면
그리운 게 뭐가 있겠어
비행기 활주로, 고속도로, 그리고 모든 막대기들과
모퉁이 없는 남자들만 있다면
뭐가 그립기나 하겠어

모퉁이가 없다면
계집애들의 고무줄 끊고 숨을 일도 없겠지
빨간 사과처럼 팔딱이는 심장을 쓸어내릴 일도 없었을 테고
하굣길에 그 계집애네 집을 힐끔거리며 바라볼 일도 없었겠지

인생이 운동장처럼 막막했을 거야

모퉁이가 없다면 핸들을 어떻게 멋지게 꺾었겠어
너하고 어떻게 담벼락에서 키스 할 수 있었겠어
예비군 훈련가서 어떻게 맘대로 오줌을 내갈겼겠어
먼 훗날, 내가 너를 배반해볼 꿈을 꾸기나 하겠어
모퉁이가 없다면 말이야

골목이 아냐 그리움이 모퉁이를 만든거야
남자가 아냐 여자들이 모퉁이를 만든거지




-좋은생각 06. 12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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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2006.11.19. 15:10
안도현님 시를 보고 있노라면 무릎이 탁! 쳐집니다.
언젠가 아이를 데리러 학원에 갔다가 학원 책장에 끼워져 있던 안도현님의 시집을 보고
반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 밑에 "바닷가 우체국"이란 제목의 시가 가장 많이 인상에 남았었는데
오늘 이곳에서 다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좋은 시는 언제 보아도 색다르고 감칠맛이 납니다.

빈지게 오라버님!
덕분에 일요일, 좋은 시 두편 감상 잘 했습니다.
빈지게 글쓴이 2006.11.19. 22:29
우먼님!
감사합니다. 편안한 휴일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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