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제한없이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눈쌀이 찌뿌러지는 글이나 미풍양속에 반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성에꽃 / 문정희

빈지게 2318

1

0


   성에꽃 / 문정희


추위가 칼날처럼 다가든 새벽

무심히 커튼을 젖히다 보면

유리창에 피어난, 아니 이런 황홀한 꿈을 보았나.

세상과 나 사이에 밤새 누가

이런 투명한 꽃을 피워 놓으셨을까.

들녘의 꽃들조차 제 빛깔을 감추고

씨앗 속에 깊이 숨 죽이고 있을 때

이내 스러지는 니르바나의 꽃을

저 얇고 날카로운 유리창에 누가 새겨 놓았을까.

허긴 사람도 그렇지.

가장 가혹한 고통의 밤이 끝난 자리에

가장 눈부시고 부드러운 꿈이 일어서지.

새하얀 신부 앞에 붉고 푸른 색깔들 입다물듯이

들녘의 꽃들 모두 제 향기를

씨앗 속에 깊이 감추고 있을 때

어둠이 스며드는 차가운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누가 저토록 슬픈 향기를 새기셨을까.

한 방울 물로 스러지는

불가해한 비애의 꽃송이들을

신고공유스크랩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205380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215703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234817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236673 0
621
normal
오작교 05.12.14.14:15 2386 0
620
normal
古友 05.12.14.11:58 2352 +2
619
normal
파도 05.12.14.10:39 2107 +4
618
normal
빈지게 05.12.14.02:01 2265 0
617
normal
빈지게 05.12.14.01:59 2467 +4
normal
빈지게 05.12.14.01:41 2318 +1
615
normal
빈지게 05.12.14.01:33 2306 +1
614
normal
빈지게 05.12.14.01:31 2492 +62
613
normal
꽃향기 05.12.13.17:56 2091 +3
612
normal
빈지게 05.12.13.14:16 2298 +1
611
normal
안개 05.12.13.14:05 2573 +8
610
normal
오작교 05.12.13.13:12 2447 0
609
normal
행복 05.12.13.00:34 2285 +5
608
normal
행복 05.12.13.00:28 2001 +5
607
normal
고암 05.12.12.17:59 2387 +3
606
normal
황혼의 신사 05.12.12.11:59 2006 +3
605
normal
빈지게 05.12.12.08:57 2394 0
604
normal
빈지게 05.12.12.08:56 2045 +1
603
normal
차영섭 05.12.11.19:04 2453 +3
602
normal
바위와구름 05.12.11.11:49 223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