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이가림
					石榴 
/이가림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 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안고 
뒹굴고 도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어둠을 
이젠 알알이 쏟아 놓아야 하리 
무한히 새파란 심연의 하늘이 두려워 
나는 땅을 향해 고개 숙인다 
온몸을 휩싸고 도는 
어지러운 충만 이기지 못해 
나 스스로 껍질을 부순다 
아아, 사랑하는 이여 
지구가 쪼개지는 소리보다 
더 아프게 
내가 깨뜨리는 이 홍보석의 슬픔을 
그대의 뜰에 
받아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