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갈 때는
이유리
					빈 바다 
예고 없는 파문으로 
불현듯 일어 서는 슬픔 
질퍽한 세상으로 밀어 넣고 가자 
잿빛 하늘 
눈물을 토해 낼 듯 
내려 앉으면 
숨 막히는 틈새로 
먹구름 한 점 고통으로 일그러 지는데 
하루를 망연자실하게 
뒤 흔드는 그리운 이 있어도 
설움이 야릇한 미소로 유혹해 와도 
돌아서서 눈물 훔치지 말자 
사랑이라 이름 붙힌 그대 향해 
그리움 자박 자박 밟으며 
나의 전부를 그대로 물들이는 날 
쪼개어진 그리움들은 
뜨거움으로 묻어만 두고 
우리 
싱그런 풀잎같은 
설레임으로만 안기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