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한 편지들
이정하
					그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은 
그 이상 내게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설령 그것이 
헤어짐을 뜻한다 했어도 그랬습니다 
그대를 보내고 나서도 
내 마음에 걸린 것은 
그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는데 있었습니다
그대의 밝은 웃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그대를 보내는 일이라니
진정한 우리 사랑을 위해서는 
그대로부터 벗어나야 할 필요도 있음을
이젠 한 발자국 물러서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대를 그냥 두어 볼 작정인 것이지요
세월이 흐르고 흘러 
우리의 일이 까맣게 잊혀진다 해도 
언젠가는 
내 사랑 그대가 알아 주리라 믿어 보겠습니다
그때까지.... 
그대여 안녕... 
건강해야 다시 만날 수 있으리
나 또한 몸져눕지 않고 그대가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겠습니다
훗날 그대가 돌아왔을 때, 
낯선 기분이 들지 않도록 
모든 것을 제자리에 가만히 놓아 두겠습니다
내 할 수 있는 그것뿐
그때까지 그대여 내내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