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꽃/박성우 빈지게 자귀꽃/박성우 게으름뱅이 자귀나무는 봄을 건넌 뒤에야 기지개 켠다 저거 잘라버리지, 쓱쓱 날 세우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연초록 눈을 치켜뜬다 허리춤에서 부챗살 꺼내 펼치듯 순식간에 푸르러져서는 애써 태연한 척, 송알송알 맺힌 식은땀 말린다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쪼매 늦었죠, 니년은 그새 밀린 지각비가 얼만 줄...
자귀꽃/박성우